손에 흙을 묻히는 것이 우리 몸에 좋은 이유

흙, 잔디, 나무, 이끼 등 자연 물질을 손으로 직접 만지는 일상적 접촉이 피부의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면역 체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을 소개합니다. 피부에 다양한 미생물이 자리 잡으면 유해한 병원균의 번식을 막고 신체 전반의 면역 조절 기능을 돕는다는 설명입니다.

현대 도시 생활로 자연과의 접촉이 줄어든 환경이 아토피나 알레르기 같은 자가면역 질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생물다양성 가설이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들은 자연과의 물리적 접촉이 피부 미생물 균형뿐 아니라 혈액 속 면역 신호 물질까지 실질적으로 개선한다는 점을 확인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핀란드 환경연구소 실험에 따르면 참가자들이 흙, 이탄, 이끼를 손으로 20초간 문지른 뒤 수돗물로 씻어내도 피부 미생물의 양과 종류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피부 표면에 다양한 미생물이 풍부하게 공존하면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이 증식할 공간이 줄어들어 균형이 유지됩니다. 다만 20초 정도의 짧은 단발성 접촉 뒤에는 미생물 상태가 원래대로 빠르게 되돌아갔기 때문에 자연과의 길고 잦은 접촉이 권장됩니다.

핀란드의 한 보육원 연구에서는 숲 바닥 환경을 마당에 조성하고 아이들이 28일 동안 정기적으로 놀게 한 결과, 1년 뒤에도 피부 미생물 다양성이 높게 유지되었습니다. 특히 유익균인 감마프로테오박테리아의 다양성이 늘면서 면역계 폭주를 막는 조절 T 세포와 혈액 내 면역 조절 신호 물질인 사이토카인 수치에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되었습니다.

성인 대상 연구에서도 한 달간 미생물이 풍부한 흙으로 실내에서 채소를 재배하거나 사무실에 식물 벽을 2주간 설치했을 때 피부 미생물 다양성이 늘고 염증 관련 사이토카인 수치가 개선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자연 접촉이 천식이나 아토피를 완전히 예방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발병 가능성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손에 흙이나 자연물이 묻는 것을 지나치게 꺼리지 말고, 산책 중에 나무나 풀을 만지거나 집안에서 식물을 가꾸는 등 자연과의 잦은 접촉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이 야외에서 흙이나 나뭇가지 등을 만지며 자유롭게 노는 활동도 면역 조절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