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증명보다 더 큰 무언가라면, 우리는 그 나머지 가치를 더 제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1. 이게 뭔가요?
인공지능이 복잡한 수학 증명을 순식간에 쏟아내는 시대에 대응하여, 단순히 정답을 도출하는 증명을 넘어 복잡한 개념의 배경과 필연성을 명쾌하게 풀어내는 동기가 부여된 설명의 가치를 학문적으로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글입니다.
2. 왜 화제인가요?
인공지능이 증명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면서 수학자가 쓸모없어질 것이라는 대중의 오해와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며, 수학의 본질은 정답의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인간의 깊은 이해를 돕는 데 있으므로 학계가 지식 전달과 설명 방식을 새롭게 평가하고 보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3. 핵심 내용
수학계는 오랫동안 문제를 풀고 증명을 찾아내는 것을 연구의 핵심 목표로 여겨왔으나, 이는 인간의 이해를 깊게 한다는 진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임시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컴퓨터가 증명을 척척 만들어내는 지금, 증명 외에 어떤 기준과 수단을 삼아야 할지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릅니다. 필자는 수학적 개념이 왜 꼭 필요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과 이유를 속 시원히 풀어주는 동기가 부여된 설명을 더욱 확실하게 정의하고, 역사적인 난제 해결 못지않게 학술적 업적으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전통적인 증명은 맨 처음에 정의가 등장하고 모든 서술이 틀림없어야 하지만, 동기가 부여된 설명은 정의가 중간에 나타나고 완전히 정답이 아니더라도 아이디어가 떠오른 출발점이 공감 가도록 서사적으로 전개됩니다. 이는 마이클 닐슨이 말한 발견 소설처럼 단순하지만 틀린 해결책에서 출발해 문제를 고치고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증명의 범위는 정리가 참임을 밝히는 데 그치지만, 동기 부여된 설명은 정리가 왜 제기되어야만 했는지까지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다만 동기 부여된 설명은 증명처럼 맞고 틀림이 딱 떨어지지 않아 주관성이 개입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디어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분명하게 드러나는지 평가하는 실천 가능한 지침을 삼는다면 충분히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미 현업 수학자들도 이러한 활동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프린스턴 수학 대사전 제4부는 명쾌한 직관과 동기를 전달하는 대표적인 모음집이며, 티모시 가워스는 필즈상을 받은 후에야 이 책의 편집에 큰 시간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빌 서스턴 역시 증명뿐만 아니라 구를 뒤집는 바이럴 영상 같은 비신용 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수학자의 성취는 수학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어떻게 발전시키는가로 질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컴퓨터가 4색 정리를 증명했을 때도 사람들은 정리가 참인지 의심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그 증명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어 하는 갈망을 보였습니다. 티모시 초우는 아직 풀리지 않은 연구 문제에 빗대어 풀리지 않은 설명 문제를 제안했습니다. 이는 중요한 수학적 결과를 아주 명확하게 설명해 내는 것으로, 앞으로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모든 증명은 태생적으로 풀리지 않은 설명 문제에 해당하므로 학계가 이에 집중해야 합니다. 실제로 리암 프라이스는 인공지능 모델인 섭씨 5.4 프로의 도움으로 에르되시 문제 119의 해결책을 제출했고, 이후 여러 수학자가 그 증명의 바탕이 되는 핵심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명확히 하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진정한 가치는 문제를 하나 더 해결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원시 집합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가 훨씬 더 깔끔하고 만족스러워졌다는 데 있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박사학위 지도교수는 학생들에게 문제를 풀게 한 뒤 다른 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발표하게 하고, 저명한 인물은 현대적인 설명 문제 목록을 나열할 수 있으며, 동기 부여된 설명의 기준을 마련하고, 수학적 담론 같은 학술지를 설립하며, 교과서 집필이나 저술 활동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4. 나에게 어떤 영향이 있나요?
정답을 기계적으로 찾아내는 능력보다 복잡한 내용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소통하는 능력이 앞으로 더욱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게 됩니다. 수학 연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기술에 자리를 뺏기는 불안한 시대가 아니라, 학문의 평가 기준과 문화를 스스로 주도하며 바꿔나갈 수 있는 흥미로운 시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